햇빛이 반짝이는 숲 속에서 꽃 같은 남녀 한쌍이 그네를 타며 껴안고 있습니다. 여성의 반투명한 옷을 통해 설익은 몸매가 드러나게 비추고 있고, 바람이 불어오는지 스카프가 날리고 있습니다. 요정이 나올 듯한 숲 그리고 꽃과 나비의 묘사가 싱그럽네요. 피에르 오귀스트 코트의 《봄》입니다. 피에르 오귀스트 코트는 오늘날에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화가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유명했고, 특히 《봄》은 1873년 파리 살롱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작년말 올해 초 (2025.11.14~2026.3.15.)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으로 개최된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에 전시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말에 다녀와 후기를 남겼습니다. 아마 조명 덕분이었겠지만, 왼쪽 위에서 빛이 내리는 듯해서 신비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아래는 코드의 다른 대표작인 《폭풍》입니다. 옷자락을 펄럭이며 피를 피해 달아나는 커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아마 10대말 또는 20대 초, 가장 빛나는 시절일 듯 싶으며, 위급한 순간임에도 여성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표정이 설레게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위의 작품을 보고 반한 소유자의 사촌이 의뢰하여 제작한 작품입니다.

이러한 사연이 있었기에 사실상 이 두 작품은 펜던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펜던트는 완전히 크기를 똑같이 제작하여, 한 곳에서 함께 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한 두 점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은 크기도 약간 다르고, 다른 곳에 전시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펜던트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실제 이 두 작품은 모두 메트로폴리탄에 소장되어 있고, 827번 갤러리에 아래와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폭풍》이 약간 크다보니 펜던트라는 느낌은 안드네요. ㅠㅠ

피에르 오귀스트 고트는 프랑스 국립 에콜 데 보자르에서 공부를 했고, 26살되던 1863년에 파리 살롱에 입선하였으며, 37살되던 1874년에 제리옹 되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던, 아주 잘 나가던 화가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인 제8회 인상주의 전시회(1886년) 직전인 1883년에 46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아마도 계속 살았더라면 아름다운 수 많은 아카데믹 미술 작품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찍 세상을 떠서 인상주의를 시작으로 새로운 미술이 쳐 올라오는 걸 보지 않아도 되었기에 행복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입니다.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