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인상주의를 넘어: 디트로이트 미술관 특별전》 (2026.05.28 ~ 08.23) 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미술전시회네요. 더 자주 다니고 싶은데 현대 미술이 별로인 저로서는 그다지 선택권이 없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개중에는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었습니다만, 아래에 보시는 것처럼 평가는 1점입니다. 제가 평가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최저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시회 평가를 읽어보시면 됩니다.

제일 좋았던 작품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이 나왔습니다. 모리스 드니의 《라 데페슈 드 툴루즈》입니다. 번역하면 "툴루즈에서 온 속보" 정도 될 것 같은데, 툴루즈에 있는 신문사 라 데페슈를 위한 포스터로 의도된 작품이랍니다. 모리스는 에두아르 뷔야르, 폴 세뤼지에 등과 함께 나비파의 창립멤버이지 핵심멤버였습니다. 나비파는 회화가 "본질적으로 일정한 질서로 모인 색채들로 덮인 평면"이라고 주장하며 회화의 평면성과 장식적인 면을 중요시했습니다. 아래 그림도 그런 점이 부각되어 있구요.

모리드 드니의 그림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은 《뮤즈》라는 그림입니다. 위 그림이나 아래 그림 모두 벡터 그래픽에 가까울 정도로 장식적이라는 점 때문에 좋아합니다. 특히 아래 그림은 제가 처음 볼 때부터 빠져들었던 그림입니다.

사실 모리드 드니는 이번 전시회의 중심주제는 아니었습니다. 사실주의 - 인상주의 - 후기 인상주의 - 입체파/야수파 - 표현주의로 이어지는 미술사조를 조망하는 작품들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었죠.
주요 작품
여러 작품중에서 각 사조를 대표하는 작품 1~2점 씩만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사실주의의 대부 귀스타브 쿠르베의 《시냇가에서 잠든 목욕하는 여인》입니다. 그전까지 정통 미술계의 작품 주제는 대부분 신화나 역사였습니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등 여러 사조를 거쳤지만, 이 대세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쿠르베는 "내게 천사를 보여다오. 그러면 천사를 그리겠다"라며 일상생활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다음은 가장 인상주의와 거리가 먼 인상주의자인 에드가 드가의 《녹색방의 무용수》입니다. 에드가 드가는 야외 사생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인상주의와는 거리가 멀죠. 에드가 드가는 인상주의 전시회가 한창일 때 무대 뒤의 발레리나 모습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렇게 가로로 긴 캔버스에 그린 작품이 40점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무용 교습》을 보시면 됩니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 후기 인상주의 작품들이었습니다. 그중 벤센트 반 고흐의 《오베르의 우아즈 강가》는 가장 많이 홍보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머물던 오베르쉬르아우즈에서 그린 작품입니다. 반 고흐 특유의 화풍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림이죠. 반 고흐는 오베르에서 70일간 살았는데 그 당시 거의 하루에 한 점씩 작품을 그렸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열정의 화가라면, 폴 세잔은 지극히 냉정한 화가였습니다. 평생 인상주의자들처럼 자연을 그리면서도 순간이 아닌 영원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아래는 《생트빅투아르 산》 연작중 하나입니다. 자연을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는 색면으로 분할하여 자연과 닮은 듯 아닌 듯한 색감으로 구성하는 폴 세잔의 특징을 잘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트빅투아르 산》 연작에 있는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이 작품은 습작에 가까워 보입니다.

다음은 야수파의 대표자 앙리 마티스의 《창문》입니다. 야수파의 절정기는 1900년에서 1910년 정도로 잡습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 이후의 작품입니다. 앙리 마티스는 당시 많은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 결과입니다. 현실공간에 대한 입에적 묘사를 생략하고 평면성을 극대화했으면서 절제된 수평/수직선을 사용해 단단한 질서를 구축했습니다.

다음은 입체주의 작품으로 피카소 작품을 소개하려고 했으나, 너무나 식상해서 스페인 출신의 여류 입체주의 화가 마리아 블랜차드의 《색소폰 연주자》를 소개시켜드립니다. 야수파는 색을 파괴하고, 입체파는 선을 파괴함으로써, 근대 회화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사실 입체파도 야수파도 수많은 작가가 있었습니다. 계속 입체파/야수파를 고수한 분들도 있고, 이를 넘어 자신만의 화풍을 열어간 분들도 있고요.

전시회 평가
이 전시회 평가 점수는 1점입니다. 점수를 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전시회에 나온 작품 중 독자적으로 위키백과 페이지를 가진 작품의 모든 언어링크 수를 더한 값입니다. 이번 50여의 작품중에서 자체 위키피디어 페이지를 가진 작품은 하나의 작품 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빈센트 반 고흐의 《카네이션이 있는 꽃병》입니다. 이 작품도 어떤 나라의 언어가 아니라, 완전한 인공어인 코타바어로 만들어진 문서입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부여받은 공식 언어 코드가 avk이라는데,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래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 목록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lan에 값이 있는 것은 단 하나뿐입니다. 사실... 전시회 안내글이나... 유투버나... 아니면 미술관련 블로거들 글을 보면 아무 작품이나 "걸작"이라고 합니다. 걸작은 자신이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에 따라 그렇게 불러야 할텐데... 그분들에겐 이세상 모든 작품이 걸작인 모양입니다. 정말 걸작이네요. ㅎㅎㅎㅎ

이상입니다.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