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전자지도

전자종이 내비게이션

하늘이푸른오늘 2008. 1. 7. 00:00
이제 우리 주변에서 아주 쉽게 전자지도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만 있다면 언제든 인터넷으로 지도를 볼 수 있고, 구글어스나 버추얼어스를 사용하면 전세계의 위성영상과 3차원 건물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재작년 내비게이션 판매대수가 120만대에 이르는 등, 내비게이션이 급속하게 보급되고 있어, 대략적으로 자가용 5대당 1대 이상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기타 조금만 수고를 한다면 휴대폰이나, PMP 등으로도 쉽게 지도를 볼 수 있고, 자신의 현재 위치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정도가 되면 종이에 인쇄된 지도는 필요없겠다 싶지만, 아직까지도 여러 회사에서 인쇄지도를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지만요. 그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성지문화사
우리나라 전국의 도로를 모두 담은 인쇄지도의 경우 대부분 축척이 1:100,000입니다. 실제 거리가 1km를 1cm로 표시한다는 뜻입니다. 대략 이정도로 표시해야 한권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성지문화사에서 발매한 1:100,000 도로지도 지도대사전이라는 책의 경우, 344쪽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럼 인터넷지도나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전자지도는 어떨까요? 본질적으로 전자지도는 저장장치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많은 지도를 담을 수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전자지도는 복잡한 대도시의 경우 1/5,000지도를 사용하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1/25,000지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인쇄지도로 만든다면 최소 1,500쪽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자지도의 가격은 인쇄지도의 가격보다 훨씬 쌉니다. 인터넷지도가 무료로 서비스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내비게이션에 들어가는 지도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1-2만원정도 뿐이 안됩니다. 물론 관련기기도 함께 사야하기 때문에 전체 구입비는 비쌀 수는 있죠.

이렇게 가격도 싸고, 정보도 훨씬 많은 전자지도가 도처에 널려 있는데, 아직까지도 종이지도가 꽤 많이 제작, 판매되는 이유는, 한마디로 인쇄지도가 편한 점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어떤 점이 편리할까요? 휴대성? 물론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성지문화사 지도는 1.2kg입니다. 왠만한 노트북컴퓨터 무게정도되죠.

물론,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네요. 아무리 큰 건전지를 사용해도 24시간 이상 버티는 건 힘들거든요.

인쇄지도의 장점은 제한된 공간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화면은 오래 쳐다보면 눈이 피로하지만, 인쇄지도는 그럴 염려가 없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디자인이 잘 되어 있어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또 지면이 커서 한눈에 넓은 범위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일 겁니다.

=====
인쇄지도의 장점은 결국 전자지도의 단점입니다. 전원이 없으면 오랫동안 버티지 못하고, 눈이 피곤하며, 한꺼번에 넓은 범위를 보기 힘들다는 거죠.

하지만,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었습니다. 바로 전자종이(e잉크)입니다. 전자종이는 LCD에 비해 전력소비가 1/100에 불과하고, 전원이 꺼져도 화면이 그대로 보존되며, 태양광 아래에서도 볼 수 있고, 해상도도 높고, 백라이트(back light)가 필요없어 눈의 피로감이 거의 없습니다.

아래그림은 전자종이의 원리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래기판에 양극이 되면 까만색 입자가 아래로 내려와서 흰색으로 표시되고, 아래 기판이 음극이 되면 검은 색으로 표시되는 원리입니다.

전자종이의 원리

심지어 LG필립스 LCD의 경우 2006년 5월 종이처럼 휘거나 구부린 상태에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까지 개발하였으며, 2007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A4용지 크기의 컬러 플렉시블 전자종이(E-Paper)를 개발했습니다.

LG필립스의 컬러 플렉시블 전자종이

아래 그림은 필립스에서 2006년에시제품으로 개발한 두루말이 방식(Rollable Display) 디스플레이입니다. 2006년엔 전자종이 'e잉크'가 뜬다를 읽어보시면, 이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전자종이 관련 기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두루말이 방식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이런 방식의 전자종이가 상용화되고, 이 기기안에 GPS 수신기와 전자지도만 넣는다면 아마도 현재의 여러가지 전자지도 관련기기나 인쇄지도가 통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다가 쑥 꺼내서 지도를 보고, 차안에 들어가면 펼쳐보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자종이는 2-3년 내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는데, 몇 년 후면 이런 전자종이 지도책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으신가요? 저요? 당연히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민, 푸른하늘
====
추가 :

전자종이가 마음대로 접을 수 있다는 특성을 이용한 컨셉트 폰이 있네요. 아래 그림과 같은 핸드폰이 나온다면, 핸드폰으로 내비게이션을 하는 게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접고 다니다가, 차에 타면 화면을 열어둔 상태에서 거치대에 걸어두면 될테니까요.

언젠가는 볼 수 있겠죠? 빨리 나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자종이를 사용한 핸드폰 컨셉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