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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ar는 증강현실이 아닙니다.

하늘이푸른오늘 2009. 9. 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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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이폰 3GS가 발매될 때 "아이폰 3GS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디지털컴파스 기능과 비디오 기능이 추가되면서, 기존의 GPS와 자이로 센서와 결합하여 증강현실(Augemented Reality)가 가능할 것이라는 글이었습니다.

맨 위에 삽입한 그림은 이러한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가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이 실제로 있다면 예를 들어 주변에 있는 커피샵을 찾고자 할 때, 현재 방향으로 100미터를 더 가면 있다... 이런 식의 안내를 받을 수 있고, 화면에 정확한 위치가 표시될 수 있습니다.

이 글 마지막부분을 보시면 아이폰/안드로이드 폰용 Layar를 비롯해 몇가지 증강현실이라고 주장하는 프로그램들을 몇가지 소개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기능이 너무 떨어져서 증강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하이컨셉 & 하이터치님께서 "증강현실 브라우저 Layar 돌풍, 스타 탄생 임박" 이라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제 생각과는 달리 AR 관련 프로그램들 중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증강현실 브라우저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또, Layar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현재 3rd 파티에서 제공하는 87개의 레이어가 지원되고 있는데,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어 상당히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는 느낌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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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본적으로 Layar는 증강현실이 아닙니다. 그냥 카메라에 해당 콘텐츠의 위치를 아이콘으로 표시한 것 뿐입니다. 증강현실이라고 하면, 현재 동영상에 촬영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을 하고, 카메라의 방향을 돌리더라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Layar는 그냥 그 방향에 아이콘을 덧씌운 것에 불과 합니다. 아래 그림은 Layar를 소개하는 유튜브 비디오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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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Layar에서 커피숍을 검색했을 때, 위와 같은 화면이 나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보이는 파란 점들이 하나하나 커피숍이 되겠죠. 그러나, 현재 촬영된 화면에 커피숍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촬영된 건물일 수도 있지만, 그 다음 건물일 수도, 그 너머에 있을 수도 있고 아얘 몇 백미터쯤 떨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Layar는 현재의 비디오 화면에 방향만 인식해서 아이콘을 뿌려준 것이지, 현재 촬영된 장면을 "인식"하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어플이라면, 차라리 2차원 지도를 보여주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폰을 가르키는 방향을 인식해서 그림을 그려주는 지도 프로그램이 훨씬 유용하리라 봅니다. 즉, 현재의 지도 어플리케이션은 항상 기계 윗쪽이 북쪽으로 표시하지만, 디지털 컴파스의 기능을 이용해 내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지도를 돌려서 표시하도록 해주면 훨씬 쉽게 위치를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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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정한 증강현실 프로그램이라면 현재 촬영된 화면에서 직접 보이는 커피숍은 간판등의 형태로 표시하고, 현재 보이지 않는 것들은 그 너머에 있다고 다른 화살표같은 모양으로 표시해 주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커피숍을 찾아 간다고 하면 그 커피숍까지 거리만 표시하는 게 아니라, 촬영된 길을 보면서 좌측인지 우측인지 그려줘서 찾아갈 수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이런 "진짜" 증강현실은 현재 수준으로는 구현하기 힘듭니다. 우선 GPS나 디지털컴파스, 자이로 등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요, 프로세서의 연산력도 부족해서 카메라를 이동시키면 추적연산을 통해 사진에 가상 콘텐츠를 정확히 위치시키는 동작이 늦기 때문에 보기가 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일 큰 문제는 사진에 촬영된 장면을 "인식"하려면 기본 데이터베이스가 존재를 해서 이것과 비교를 해야할텐데, 이 기본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는 3D 모델 수준이 너무 뒤떨어져 있습니다.

아이팟터치 2세대만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없고, 다운로드 받는다고 해도 우리나라 POI들은 표시되지 않을테니 직접 실험해 볼 수도 없을 겁니다. 실험해 볼 수 있다고 해도 한 두번 만져보고 접을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쨌든... 이제 스마트폰에 여러가지 센서들이 결합되면서 증강현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늦어도 10년 이내에는 이런 "진짜" 증강현실이 실용화되겠죠. 센서도, 프로세서도 점점 성능이 좋아질테고, 3D 모델 구축 기술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날이 기대가 됩니다.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