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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화와 청순한 소녀 그림 사이: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

아름다운 누드의 비너스 여신 조개 껍질 위에 고혹적인 콘트라포스토 자세로 서서 긴 곱슬 머리를 매만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상징인 돌고래가 이들을 이끌어 키프로스 섬에 도착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주변에 여러 천사들, 님드와 켄타우로스 등이 비너스의 도착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켄타우로스 중 두 명은 나팔고둥을 불어 그녀의 도착을 알리고 있네요.이 작품은 윌리암 아돌프 부그로의 대표작인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부그로는 이 그림과 같이 신화 속의 여성 누드화를 전문으로 그렸습니다. "부그로는 확고한 전통주의자였으며 그의 풍속화와 신화적 주제들은 이교도적이든 기독교적이든 고전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특히 여성의 나체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비너스의 자세는 "비너스 ..

한 시대를 좌우했던 화가: 장레옹 제롬

붉은 색과 암회색 대리석이 둘러싼 원형 경기장에서 황금 투구를 쓴 검투사가 쓰러져 있는 검투사를 발로 밟고 서서 관중석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곳엔 흰 베일을 두른 여인들이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하고 열광적으로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림 관람객에게도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죽여라! 죽여라!"2000년도에 상영된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한 장면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제작한 리들리 스콧은 장레옹 제롬이 그린 이 《폴리케 베르소》를 모티프로 이 장면을 구성했다고 합니다.장레옹 제롬은 역사화와 오리엔탈리즘 화풍에 능숙했던 아카데믹 미술 양식의 화가였습니다. 바로 전에 소개시켜드린 알렉상드르 카바넬, 그리고 장 루이 에르네스트 메소니에와 함께 나폴레옹 3세 치하의 프랑스 제..

인상주의를 가로막은: 알렉상드르 카바넬

백옥같은 피부의 비너스 여신이 잔잔한 파도와 거품이 있는 바다 위에 누워있습니다. 그 위로 천사들이 소라 나팔을 불며 여신의 탄생을 축하하며 알리고 있습니다. 한 손을 이마에 올리고 있는 여신은 눈을 감은 듯 뜬 듯 관람객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아카데믹 미술의 거장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이 작품은 〈1863년 파리 살롱〉에서 전시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나폴레옹 3세는 이 그림에 감명받아 즉시 사들여 개인이 소장했습니다. 당시 파리 살롱에는 수 많은 여성 누드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대부분은 이처럼 신화적인 장면속에 여성의 누드를 배치했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많은 관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년 뒤에 에두아르 마네가 《올랭피아》를 전시하자 충격..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한가람미술관

엊그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페인의 거장 고야: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2026-06-26(금) ~ 2026-09-30(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이 전시는 제가 다녀온 여러 전시회와는 달리 단 한 분의 화가(프란시스코 고야)의 단 하나의 판화집(카프리초스)을 전시한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검은 그림(영어판)) 등 다른 작품들도 소개가 되었지만, 모두 디지털 복제본이었습니다). 이 판화집은 80점의 판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유명한 작품은 아래 2점입니다. 왼쪽은 1번 작품으로 프란시스코 고야의 자화상입니다. 오른쪽은 이 전시회의 제목이기도 하고, 이 판화집을 대표하는 작품인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입니다.카프리초스 제1번, 《프란시스코 고야 이 루시엔..

궁정 화가 빈터할터: 유럽 왕실을 사로잡고도 시기를 받았던 비운의 거장

흰색의 화려한 궁정 드레스를 입고 어깨를 드러낸 여인이 몸을 약간 옆으로 돌린 채 고개만 관람객 쪽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길게 땋은 흑갈색 머리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별 모양 장식들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이 여인은 오스트리아 황후였던 엘리자베트입니다. 당시 띄어난 미인으로 유명했으며, 유럽 왕실 중에 허리가 가장 가늘었던(다이어트에 광적으로 집착하여 19인치 ~ 20인치를 계속 유지했다고 합니다) 것으로 알려졌고 시시(Sisi)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분이었습니다. 이 초상화는 프란츠 크사버 빈터할터가 그린 《오스트리아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입니다. 프란츠 크사버 빈터할터는 독일의 깡촌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23세가 되던 1828년부터 궁정 사회에 진출해서, 결국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수석 ..

라파엘 전파의 여류 화가: 마리 스파르탈리 스틸먼과 에블린 드 모건

노란색과 어두운 초록색이 지배적인 캔버스에 무표정한 미녀가 관람객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머리엔 화관, 가슴에는 꽃 한송이가 꽃혀 있고 오른손에는 유리 구슬을, 오른 손에는 꽃나무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좌우 근경으로 나무들이 있는 등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연상시킵니다.이 그림은 라파엘 전파 화가 중 가장 뛰어난 여류 화가라는 마리 스파르탈리 스틸먼의 《마돈나 피에트라 델리 스코로비니》라는 작품입니다. 제목은 "스크로베니가의 피에트라 부인"이라는 뜻으로 피에트라는 돌(Stone) 이라는 뜻입니다. 그림 뒷편에 초록색 바위들과 멀리 원경에 뾰족한 바위산이 있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이 그림을 그린 마리 스파르탈리 스틸먼은 모델 출신의 화가입니다. 아버지가 런던 주재 그리스 총영..

단테와 베아트리체를 그린: 헨리 홀리데이

아래는 단테 알리기에리와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의 만남을 그린, 라파엘 전파 화가 헨리 홀리데이의 《단테와 베아드리체》입니다. 단테는 베이트리체를 단 두번 만났습니다. 첫번째는 단테가 9살 때의 일로, 단테보다 몇 달 어린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눈에 반했습니다. 두번째는 9년뒤인 18살 때로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후 베아티르체가 24살이 되던 1290년에 베아트리체가 병에 걸려 죽었고, 단테는 "어떤 여성에 대해서도 쓰인 적이 없는" 시를 쓰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베아트리체를 찬양하며 썼던 다른 시들을 모아 《새로운 삶》(La Vita Nuova)이라는 책을 썼습니다.이 그림은 이 《새로운 삶》에 나오는 한 장면을 그렸습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이미 각각 정략결혼한 상태..

신화 속 여인을 사랑했던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사자가 새겨져있는 높다란 보좌위에 백옥같은 나신이 훤히 비치는 푸른색 가운을 걸친 여성이 잔을 내밀고 있습니다. 고개를 쳐들고 깔보는 듯한 시선으로 요술봉을 들고 있는 모습이 위협적으로 보이네요. 그녀 뒤에 있는 커다란 거울 속에는 오디세우스(율리시스)와 그의 배가 비치고 있습니다. 이 여인은 호메루스가 쓴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마녀 키르케입니다. 그녀의 보좌 좌우로는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의 선원을 변신시킨 돼지가 보입니다. 이 그림은 오디세우스에게도 마법의 물약을 먹여 돼지로 변신시키려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키르케의 발치에 있는 보라색 꽃들은 예로부터 왕권과 귀족, 그리고 주술적 신비함을 뜻하며, 오른쪽에 있는 향로의 연기는 이러한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이 그림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8..

라파엘 전파의 시작과 끝: 존 에버렛 밀레이

금빛으로 수놓아진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멍한 표정으로 물 위에 떠 있습니다. 왼손 주위엔 여러가지 꽃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쓰러진 나무의 뿌리, 흙 언덕, 여러가지 잡초와 들풀들... 캔버스 구석구석까지 세밀하게 그려져 있습니다.오필리아(Ophelia)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등장인물입니다. 햄릿과 서로 사랑하던 여인이죠. 하지만 햄릿이 실수로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이게 되자 미쳐버렸고, 야생화 화환을 버드나무 가지에 달려다가 나무가 부러져 물에 빠져 죽은 비련의 주인공입니다. 이 그림은 바로 오필리아가 물에 빠져 가라앉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입니다.《오필리아》는 존 에버렛 밀레이의 대표작이며, 라파엘 전파의 신조에 따라 밝은 색상을 사용하고 디테일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자..

친구의 아내를 사랑했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아름다운 여인이 석류를 들고 무표정하게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 여인은 겨울 동안은 지하 세계에서 살아야 하는 로마 신화의 여신 프로세르피나입니다. 프로세르피나는 유피테르(주피터, 제우스)와 케레스의 딸인데, 지하 세계의 신인 플루톤(플루토,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강제로 결혼했습니다. 이에 엄마인 케레스가 유피테르에게 지상으로 돌려보내달라고 간청하자, 지하세계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는 조건하에 승락했는데, 프로세르피나는 이미 석류 씨앗 6개를 먹었기 때문에 1년 중 6개월은 지하세계에 머물고 나머지 6개월은 지상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로세티가 그린 프로세르피나 입니다. (아래로 너무 길어서 아래쪽을 일부 잘랐습니다.)이 그림의 모델은 제인 모리스였습니다.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