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보급형 3D 프린터가 있습니다. 이걸 사용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 수 있는 장식을 몇개 제작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있는 3D 프린터는 3DISON에서 1년전쯤 나온 3DISON+ 라는 제품입니다. 3DISON 에서 나온 제품들은 모두 FDM(용융적층모델링, Fused Deposition Modelling) 방식입니다. 플라스틱필라멘트를 녹여서 작은 구멍으로 압출시키는 기술이죠.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보급형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FDM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단, 3DISON+는 필라멘트를 두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두개의 색을 동시에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섞어쓰는 건 안됩니다.) 크기는 225x145x150 까지 출력이 됩니다.
원래 저는 지형을 3차원으로 출력하는 것을 시험해 보기 위해 이것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장애가 좀 있었습니다.
먼저 지형자료를 구해서 3D 프린터에 맞게 편집하는 소프트웨어로 스케치업을 사용했는데, 생각만큼 편하지 않아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습니다. 다음으로 만들어진 3D 모델을 프린터로 보내서 출력하는 과정도 여러가지 단계를 밟아야 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구요, 마지막으로 3D 프린터가 FDM 방식이다보니 제한이 많고, 출력하다가 일부가 끊어지는 등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 과정은 언젠가 시간이되면 따로 작성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 부분은 다른 종류도 있을테고 기능도 점점 나아질 수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FDM 방식의 프린터는 아무래도 "아줌마들도 쓸 수 있는" 수준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무튼... 놀고 있는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3D 프린팅을 하려면 우선 3D 모델이 필요한데, 직접 만들 수도 있지만, 가장 편한 것은 아무래도 다른 분들이 만든 것을 가져다가 쓰는 것이겠죠. 3D 모델 공유/판매 사이트로는 Shapeways, Thingiverse, MyMiniFactory, Threeding 등이 있습니다.
아래는 Thingiverse 사이트에서 Xmas라고 검색한 결과입니다. 아주 여러가지 모델이 올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연습용에 가깝지만, 가끔은 아주 멋진 모델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운로드 받은 파일은 .STL 형식입니다. STL은 3D Systems에서 개발한 포맷으로 3D 프린팅에서는 거의 표준으로 사용되는 포맷입니다. 그렇지만, 이 파일을 3D 프린터에 출력하기 위해서는 GCode로 변환하고 다시 기계가 사용하는 포맷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3Dison에서는 이런 목적으로 CreatorK 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CreatorK에 이번에 출력할 나비모양 장식 파일을 띄워본 것입니다. 파일은 여기에 들어가면 있습니다.
다음은 Gcode 생성을 누르면 나타나는 화면입니다. 여기서 여러가지 사항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채우기(%)는 3D 입체 모형 내부를 어떻게 채울지 지정하는 것으로, 저는 100% 모두 채우라고 지정을 했지만, 50%나 80% 정도로 설정하면 내부가 약간 덜 채워져서 가볍게 만들어집니다. 재료도 절약되겠죠.
레이어 높이는 모델을 정밀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높이를 낮게 설정하면 표면이 깨끗하게 나오지만, 출력시간은 그에 비례해 늘어나게 됩니다.
쉘(shell)은 껍질의 두께를 말합니다. 특히 내부 채우기가 100%가 아니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타 출력속도/여유시간속도/출력온도 등은 필요에 따라 바꿔주면 됩니다.
원래 PC에 3D 프린터가 연결되어 있다면, CreatorK를 통해 직접 출력할 수도 있지만, 그냥 .x3g 파일로 변환한 후, 그 파일을 SD 카드에 넣어서 출력하는 게 더 좋답니다.
아래는 이렇게 출력한 결과물입니다.
일단 형태는 마음에 듭니다. 단, 크리스마스와는 별로 관계없다는 게 함정. :) 그런데... 아래쪽 그림에서 오른쪽을 보시면... 상태가 별로입니다. 높이도 고르지 않고 인쇄가 안된 곳도 있고...
아래 그림은 최악의 결과입니다. 레이어 높이를 0.5로 설정하고, 채우기를 80% 정도로 둔 것 같은데,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네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적어도 FDM 방식의 기계는 가정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설정을 조금 달리하면 원하는 결과물이 안만들어지고... 가끔은 필라멘트가 잘 안들어가는 바람에 일부가 비기도 하고요.
HP에서 내년봄에 출시한다는 분말바인더 방식의 Multi Jet Fusion, 그리고 AutoDesk 사에서 개발중인 STL(StereoLithography) 방식의 Ember 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