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60 파노라마

기어360 파노라마 경험담

하늘이푸른오늘 2018. 4. 20. 19:25

며칠전 집사람과 함께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프라하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제가 360*180도 파노라마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얼마전 구입한 기어360을 사용해서 파노라마 사진을 많이 촬영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느낀 점입니다.

기어360을 사용하면 파노라마 사진을 쉽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만 한번 눌러주면 되니까요. SNS로 공유하는 것도 쉽습니다. 제는 Theta360 사이트에 올리고 공유하는데, 이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제 기어360의 현재 상태

제가 촬영-공유가 쉽다고 말한 것은 기존의 360도 파노라마를 촬영하는 방법에 비해 쉽다는 것입니다. 즉 어안렌즈를 장착한 DSLR로 촬영하고,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아, PTGui 등으로 스티칭하고, 공유사이트에 올린 후, 링크를 받아서 공유하는 과정에 비하면 1/10 아니 1/100의 노력만으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혁명적 수준으로 간단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진은 그냥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공유하고 있는 현재, 기어360으로 파노라마를 촬영하고 공유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과정이 필요하고 번거롭습니다. 핸드폰으로 사진 촬영해서 공유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 20-30배 정도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네요. 

첫번째 촬영준비 과정. 카메라를 켜면 정상작동할 때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모든 카메라가 시동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요즘 디카는 대부분 이런 과정이 극히 짧습니다. 스마트폰은 말할 것도 없구요. 기어360의 촬영과정은 1. 보호캡을 벗긴다. 2. 리모콘 스위치를 켠다. 3. 기어360 스위치를 켠다. 4. 기어360이 준비 완료되기까지 기다린다. 5. 셀카봉을 뽑니다. 6. 리모콘을 누른다. 

제가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보니, 여기까지 27초가 걸렸습니다. 상당히 걸리는 편이죠. 물론 리모콘이나 셀카봉 없이 촬영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리모콘이 없으면 타이머를 이용하는 게 귀찮고, 셀카봉이 없으면 손이 크게 나와서 자세가 안나옵니다. 그래서 사실상 저에게는 필수입니다. 

또한, 리모콘이나 셀카봉을 생략한다고 하여 시간이 많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리모콘에 전원을 넣어둔 상태에서 기어360이 완전히 준비되기까지는 18초 가량이 걸렸습니다. 겨우 5-10초 정도 단축된겁니다. 20초 걸리나 30초 걸리나,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는 별 차이를 느낄 것 같지 않습니다.

어쨌든, 사진 한장을 촬영하기 위해서 20초 이상 걸린다면 아무 곳에서나 촬영하기는 힘들게 됩니다. 제가 이번에 여행하면서 느낀 것도 기어360으로 촬영하려면 마눌님한테 잠시 기다려줘~~ 라고 하고선 한참 이리저리 조작한 후 촬영해야 해서, 마음껏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습니다. 이젠 꽤 익숙해졌으니 다시 여행을 가고싶네요. ㅎㅎㅎ)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촬영해도 100컷 이상 촬영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곳에서 360 사진을 촬영하는 건 아니고 대부분 핸펀이나 일반 카메라로 촬영하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타나면 기어 360을 꺼내는 거니까, 대부분의 경우 100장 이상 촬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말이죠.

두번째 촬영 단계. 사실 촬영단계는 일반 카메라와 동일합니다. 스위치만 누르면 되니까요. 만약 SNS로 공유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처리하겠다고 하면 여기서 끝내면 됩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좀 더 촬영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지적할 것 하나. 배터리 용량이 너무 모자란다는 겁니다. 대충 느낌으로 제가 하루에 50장 ~ 100장 정도 촬영한 것 같은데, 배터리 한개로 부족했었습니다. 마침 제가 아래와 같은 배터리를 이베이에서 구입해서(사실은 제건 도착하지 않아서 빌려서. ㅠㅠ) 갔기에 망정이지 아니라면 중간중간 충전하느라 더욱 번거러웠을 뻔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사진만 촬영해서 그렇지, 비디오까지 촬영했더라면 배터리 소모가 훨씬 더 컸을 겁니다.

세번째 핸펀으로 다운로드(스티칭)하는 단계. 사진을 공유하려면 일단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 받아야 합니다. 1. 스위치를 켠다. 2. 준비완료 연결음을 기다린다.(스마트폰에 자동연결됨) 3. 앱에서 Gear360 갤러리에 들어간다. 4. 원하는 사진을 선택한다. 5. 저장을 누른다. (스티칭이 되면서 저장됨) 7. 기기 갤러리에 들어간다. 8. 해당사진을 클릭하여 확인해본다.

여기까지 제가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보니 대략 1분 20초 정도 걸렸습니다. 여기에서 핵심 사항은 스티칭-저장하는 시간인데, 이외로 이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습니다. 10초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Gear360갤러리에 들어가면 기기에 있는 사진의 목록을 만드는 시간이 10초 정도, 또다시 스마트폰 갤러리에서 목록을 만드는 시간이 10초 정도씩 걸립니다. 

매번 스위치를 넣을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 갤러리에서 목록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아무튼 이 단계는 조금 앱을 최적화시키기만 하면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싶은데 좀 아쉽습니다.

네번째 SNS에 공유하는 단계. 가장 편한건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에는 올리기만 하면 360도 파노라마를 인식하여 적당한 형태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Google 포토의 경우도 360*180 파노라마로 인식을 하기는 하지만, 공유시켜보면 여러번 클릭을 해야만 볼 수 있어서, 360파노라마 공유용으로 썩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타 다른 사이트에 올리면 거의 일반 사진으로 먹힙니다. 카카오톡등의 메신저로 보내도 그냥 사진 그대로만 전달되므로, 360도 파노라마의 느낌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건 삼성이 해결해주어야 할 일입니다. 삼성 클라우드에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아주 공유하기 쉽도록 해줘야 하는 거죠. 하지만, 아주 더럽습니다. 아래는 Gear360앱에서 공유를 눌렀을 때 나타나는 화면인데, 보시는 것처럼 하루에 2GB까지만 공유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하루에 2GB면 쓸만하죠. 문제는 이게 딱 이틀뒤에는 사라진다는 겁니다. 임시공유가 목적이면 모르겠지만,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마라... 넘들이 하니까 나도 하는 척은 하겠다... 하는 뜻으로만 보입니다. 또한 공유링크를 받아서 360파노라마를 보려면 여러번 클릭하는 것도 못마땅한데다가 드래그 하는 것만으로는 360*180 모두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머리위쪽과 바닥쪽을 보려면 핸드폰을 기울여야만 보입니다. 한마디로 그냥 쓸만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에서 쓴 것처럼 Theta360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1. Theta360앱을 실행한다. 2. 원하는 사진을 고른다. 3. 적절한 제목/내용/태그를 입력한다. 4. Theta360 사이트에 업로드 한다. 5. Brouser로 확인을 누른다. 6. 주소를 복사한다. 7. 원하는 사이트들에 주소를 복사한다. 8. 원하는 SNS 사이트나 메신저에 주소를 붙인다. 이런 순서로 진행하면 됩니다.

제가 스톱워치로 체크한 시간은 대략 1분 30초 정도 걸립니다. 사실 이건 인터넷 연결속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빠르다 늦다고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만약 삼성에서 직접 지원을 하였다면 거의 이 과정들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10-20초 이내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문제의 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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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러니까 기어 360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촬영하고 공유한다면 3분30초 정도 걸리는 셈이네요. 이건 최적화되었을 때의 이야기이고, 실제 사용하려다보면 실수도 하고 그러니까 더 늘어납니다. 제가 방금 테스트 해보니 4분 50초 걸렸습니다. 게다가... 단계를 세어보니 거의 25단계가 됩니다. 물론 제가 자세하게 쓰려다보니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만, 사진 공유에 비하면 엄청 많은거죠.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하던 중이라면, 기어360으로 360파노라마를 촬영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여행중 약 150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이중에서 5장 정도만 공유했는데, 이것들은 모두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가서 주문을 기다리면서 올렸던 겁니다. 박물관에서 멋진 그림을 봤다고 그 자리에서 촬영하고 올리려면 동행자가 짜증낼게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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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삼성은 기어360 을 중심으로한 VR 사업을 거의 접은 걸로 압니다. LG는 일치감치 접었고, 고프로도 휘청거리고 있고... 아마도 다른 업체들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닐거라고 봅니다. VR 자체가 제 생각엔 VR 헤드셋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직도 거추장스럽게 크고 불편하며, 360 카메라도 아직까지 품질과 편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360 VR 카메라가 대중적이 되려면... 

1. 카메라 시동시간이 대폭 단축되어야 한다. - 사실 이건 요즘 카메라기술로 보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360카메라의 경우 전원을 켰다껏다 반복하게 되므로, 이를 줄이면 배터리 효율도 올라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360VR 카메라에서 자동으로 스티칭을 해주면 좋다. - Richo Theta의 경우 사진을 촬영하면 바로 기기 내부에서 스티칭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그냥 다운로드만 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어 360의 경우 5초를 약간 넘는 수준이니 크게 문제되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3. 360카메라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다운로드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옵션을 제공해야겠지만, 찍으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자동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4. 클라우드 업로드가 쉽고 편하게 - 구글 Photo처럼 무한정의 공간을 제공하고, 어디든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그리고 360Photo 공유사이트처럼 다양한 기능을 추가제공....

머 이 정도가 생각납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주 쉽고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핵심은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연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 스마트폰으로 사진촬영하는 만큼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그 수준까지 좁힐 수 있도록 추구한다면 어느 정도는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건 해상도 등 사진 품질입니다. 기어360 2016의 해상도는 7776x3888 로서 어느 정도 충족되긴 했지만, 사실 품질이 많이 떨어집니다. 사진을 확대해보면 잡음이 많거든요. 아마도 해상도를 강조하다보니 강제로 Edge Enhancement를 적용한 듯 합니다. 어쨌든 일반 사진정도에 해상도는 8000x4000 정도 이상이 되어야 왠만큼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사진의 해상도는 지금 나와있는 기기들이 모두 1/2.3" CMOS 센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쉽지는 않을 것 같아 일단 주요 리스트에서는 뺐습니다.

아무튼... 현재의 상황을 보았을 때 가까운 시간 이내에 이런 모든 것을 만족하는 360VR 카메라/사이트/서비스가 나올것 같지는 않을 것 같네요. 멍청한 삼성.... ㅠㅠ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