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측량

기관이 보유한 자료중 80%가 위치와 관련있다.

하늘이푸른오늘 2007. 12. 28. 14:40
GIS에 대해 한 두번이라도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기관(또는 정부 또는 지자체)이 보유한 자료중 80%가 위치와 관련있다."라는 명제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저도 GIS를 알기 시작한 무렵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껏 그냥 당연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특히 이 명제는 어떤 기관에 GIS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특히 GIS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분이 처음 말했는지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9월19일이니... 벌써 한참 전에 Virtual Earth/Live Maps 블로그에 이에 관한 글이 실렸습니다. 연말이라 시간이 좀 남는 김에 일부를 번역해 보겠습니다.

(...)일단 이 명제의 기원을 밝히기 전에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시죠. 저는 이 명제에서 "자료"는 "레코드"라고 해석해 왔습니다. 즉, 어떤 테이블에 하나이상의 필드가 공간과 관련있다면 이 자료는 위치와 관련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공간적(spatial)"이란 어떤 것일까요? 저는 위치참조(geocoded)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소가 대표적이겠죠. 우편번호, 전화번호, IP 어드레스 기타 수많은 자료가 위치참조될 수 있습니다. 또한 테이블에 들어 있는 어떠한 데이터가, 위치를 가진 또다른 테이블과 관계가 있다면 그 데이터도 위치참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문"이라는 테이블에 고객 ID가 들어 있는데, 고객 테이블에 고객 ID와 주소가 들어 있다면 "주문"테이블도 위치를 가질 수 있죠. 이런 의미에서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는 대부분의 자료가 공간 개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80%라고 한다면 기분이 더 좋아질테고요 :-)

그럼, 누가 이말을 처음 했을까요? GIS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캐나다의 Roger Tomlinson이 종종 이 말을 언급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말은 74%이상 사실이 아닙니다. 추적해보면 Mapinfo사의 제품매니저, 제품 마케팅담당자까지 거슬러 갈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만, 한사람 이름은 빨리 발음하면 sneeze(재채기?) 소리와 비슷하고 또 다른 사람은 pixies와 혼동되는 되는 사람입니다.

MapMarker는 제가 94/95년 경 MapInfo에서 근무할 때 제작된 최초의 매핑 제품이었습니다. MapMaker는 대략적으로 486상에서 100kB 짜리 주소자료나 우편번호를 한시간에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MapMaker의 선전을 위하여 sneeze와 pixies는 80% 어쩌구저쩌구 하는 명제를 만들어 선전자료 등에 사용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이 명제가 널리 퍼져나갔고, 끊임없이 돌고돌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입니다. (...)

갱신 : 저와 함께 MapInfo에 근무했던 옛 동료 몇분이 연락을 하여 그 말은 sneeze씨가 회사에 근무하기 전부터 사용되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게다가 그중 한 분은 그말이 MapInfo의 설립자인 Laszlo Bardos and Sean O’Sullivan씨가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Pixie씨가 그말을 MapInfo의 마케팅자료에 사용하기 시작했다네요.


대충 요약하자면... "어떤 기관이 보유한 자료중 80%가 위치와 관련있다."위치와 관련있다."라는 말은 MapInfo에서 만들어졌고, 이것이 돌아돌아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근거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통용되는 것이다.... 라고할수 있겠네요.

사실 제가 처음 GIS를 시작할 때만해도 국내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는데, 이제 GIS를 쓰지 않는 기관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으니, 참 감개가 무량하네요.

민,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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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 위에 번역한 글은 현재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 이 말의 연원을 찾는 다른 글을 발견했습니다. 아래를 참고하세요. 그리고, 이 글에서는 1987년 Robert E. Williams 라는 분이 “Selling a 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 to government policy makers.” 라는 논문에서 처음 언급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이야기가 더 오래되었고, 기록도 있으니 더 근거는 확실합니다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GIS가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초기에 여기저기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https://www.gislounge.com/80-percent-data-is-geographic/

또한, 처음에 이 말을 쓰기 시작한 사람들은 뚜렸한 근거없이 추정했다고 보이는데, 2012년 International Journal of Geographical Information Science에서 독일인들이 위키피디아 문서로 테스트해보니 이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는 내용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