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공부/화가

사실주의 풍경화의 거장: 장프랑수아 밀레

하늘이푸른오늘 2026. 9. 10. 23:22

먼 하늘에 황혼이 내려 앉기 시작하는 무렵, 넓은 들판에서 두 농부가 감자 바구니를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들 주변엔 수레와 쇠스랑이 놓여져 있고, 배경에 있는 교회의 종탑에서는 종소리가 울리는 듯 합니다.

그림이란 걸 보기 힘들었던 어렸을 적, 아마도 가끔씩 가던 (아마도) 이발소에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당시에는 화가가 장프랑수아 밀레라는 것은 물론이고 이 작품 제목이 《만종》이라는 것도 모르면서 뭔가 엄숙한 느낌에 뚫어져라 쳐다봤었죠.

《만종》(The Angelus), 장프랑수아 밀레, 1857년~1859년, 55.5 x 66 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만종(晩鐘)은 저녁 종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의 원어 제목 The Angelus 는 카톨릭에서 하루에 세번, 교회 종이 세번 울리면 올리는 기도(삼종기도(三鐘祈禱))를 말합니다. 밀레가 이 그림을 그렸을 당시 로마 카톨릭이 프랑스의 국교였으며, 특히 농부들은 독실한 신자였기 때문에 박정희 정권에서 유래한 "국기를 위한 맹세"처럼 모든 사람이 기도를 올리는 게 관습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왜 이 《만종》과 아래에 있는 《이삭 줍는 여인들》가 그렇게 널리 퍼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일본의 영향이 많았을 것 같기도 하고,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감사를 드린다는 내용이 국민 정서에 맞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그림의 전경엔 남루한 차림을 한 농부 여인 세명이 허리를 굽히고 추수후 떨어진 이삭을 줍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저멀리 원경에는 여러 농부들이 추수한 밀을 수레 한가득 싣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오른쪽 끝에는 이들을 감시하는 말을 탄 남자가 보입니다.

《이삭 줍는 여인들》(The Gleaners), 장프랑수아 밀레, 1857년, 83.8 x 111.8 cm, 프랑스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 그림은 《만종》과는 달리 당시 각박했던 농촌의 사정을 동정적인 시선으로 묘사한 것으로 평가되어 악평을 받았습니다. 밀레 자신은 자신이 사회주의자라는 주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회주의로 낙인찍혔고, 당시 그림의 주 수요자가 부르주아지였기 때문에 그림값도 숨겨야 할 정도로 3000프랑이라는 낮은 가격에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밀레가 죽은 뒤에는 1,000배에 달하는 가격에 낙찰되었습니다. 

밀레는 특히 빈센트 반 고흐가 존경하는 화가였습니다. 반 고흐는 아래의 《씨 뿌리는 사람》외에도 많은 작품을 모사했습니다. 

씨 뿌리는 사람》(The Sower), 장프랑수아 밀레, 1850년, 101.6 x 82.6 cm, 보스턴 미술관 씨 뿌리는 사람》,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10월, 80.8 x 66 cm, 개인 소장

아래 작품에서는 《이삭 줍는 여인들》을 그대로 모사한 것은 아니지만 농부 여인들의 자세는 그대로 가져다 썼구요.

《두 농부 여인》,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49.3 x 64 cm, 취리히 미술관

마지막으로 밀레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밀레의 작품은 당시의 별자리를 거의 그대로 그려서 어떤 계절에 그려졌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밤의 정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 작품은 밀레의 그림중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순수한 풍경화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거의 40년 뒤에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습니다. 당연히 이 그림이 훨씬 더 유명합니다. 제가 예전에 올린 위키백과 데이터로 뽑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서양화 200선"을 보시면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에르바르 뭉크의 《절규》에 이어 4번째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사실 두 작품은 제목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 외에는 거의 공통점이 없습니다. 반 고흐의 그림은 거의 40년 뒤에 그려졌지만, 그가 밀레의 그림을 보거나 들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합니다. 머... 그래도 제가 이 두 작품 모두 좋아하니까요. ㅎㅎ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 장프랑수아 밀레, 1850-1865년경, 65.4 x 81.3 cm, 미국 뉴헤이븐 예일 대학교 미술관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73.7 x 92.1 cm, 미국 뉴욕 근대미술관

위키백과가 알려주는 장프랑수아 밀레의 10대 대표작

아래는 위키백과에 등재된 장프랑수아 밀레의 작품들을 인어링크 순으로 10개만 나열한 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삭 줍는 여인들》과 《만종》이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제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10점에 미달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별이 빛나는 밤》은 이 표에는 등장하지도 않네요.

위키백과 정리

아래는 제가 정리하기 전 틀:장프랑수아 밀레의 상태였습니다. 그나마 밀레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인기 있는 화가라서 여러 작품이 정리되어 있네요.

아래는 현재의 상태입니다. 모든 작품을 다 정리했습니다. 네모를 쳐둔 작품 중 《죽음과 나무꾼》와 《낮잠》은 프랑스어 위키에서 번역했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