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에게 영감을 준 영국의 상징주의자: 조지 프레더릭 와츠
조지 프레더릭 와츠는 생전에 아주 잘나가던 화가였지만, 사후 잊혀졌다가 다시 유명하게 된 화가입니다. 그나마 행복한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때는 인기가 많았으나 말년에는 잊혀진(인기가 떨어진) 분들보다는 나을테니까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시기했던 비운의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처럼요(사실 영화 아마데우스는 과장된 내용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와츠는 다재다능한 분이었습니다. 그림 뿐만 아니라 벽화도 많이 그렸고 조각 작품도 남겼습니다. 그림에서는 당시 거의 모든 화가가 그랬던 것처럼 역사화나 초상화 작품이 많습니다. 그가 초상화로 그렸던 분들 중에는 당시 거물급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와츠가 말년에 기사 작위도 받고 훈장도 받을 정도로 잘 나갔기 때문입니다.
제가 영국 역사쪽은 잘 몰라서 AI 도움으로 찾아봤더니 와츠가 초상화를 그려준 분 중 제일 유명한 분이 영국의 사회학자, 철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였던 존 스튜어트 밀입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명언을 남긴 분이죠. 이분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그렸네요. 화가의 나이는 56세때에 그렸습니다.

아래의 10대 대표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분의 그림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말년에 그렸던《대홍수 이후》입니다. 노아의 홍수 에 지상의 모든 생명체가 죽고 40일이 지나 비가 그친 후, 노아가 방주의 창문을 열어 비가 그친 것을 확인하는 순간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노아도 보이지 않고, 방주도 없고, 창조주의 모습도 안보입니다. 그냥 거대한 태양이 가득 채울 뿐입니다. 사실 제목이 대홍수 이후라는 것을 몰랐다면 그냥 《태양》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실제 이 작품이 처음 1886년도에 전시되었을 때도 《태양》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되었죠.
이 작품은 상징주의 회화 작품입니다. 상징주의는 그리고 싶어하는 내용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여러가지 상징으로 대체하여 감상자가 생각하게 만드는 게 특징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원래 구약 성경에 40일만에 방주의 문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보냈다는 고 되어 있으니, 이 그림의 또 다른 제목인 《제41일》을 생각할 때 까마귀 한마리라도 그려두었다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로 유명한 그림은 아래 왼쪽의 《희망》입니다. 제가 와츠의 그림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와츠도 이 작품을 마음에 들어해서 최소 5점 이상의 버전으로 그렸죠. 이 그림은 단 한 줄의 줄만 남은 리라를 연주하며 지구본 위에 앉아 있는, 눈을 가린 외로운 여성의 형상을 묘사합니다. 사실 그림만 보았을 때 희망보다는 절망 혹은 외로움이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희망의 단초는 그림 위에 작게 그려져 있은 별 하나 뿐입니다. 와츠의 작품은 절망에 가까운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절망에 가득찬 세계에서 한줄기 남아있는 희망, 언제 현실로 와줄지 기약도 할 수 없는 희망이 빨리 와주길 바라는 모습으로요.
서양회화에서 희망을 묘사할 때에는 보통 꽃을 든 젊은 여성으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희망을 단순하게 연상하면 당연히 그렇게 느껴질 겁니다. 아래 우측은 또 다른 상징주의 화가이면서 라파엘 전파 화가인 에드워드 번존스의 희망입니다. 이런 그림이 보통 일반사람들이 느끼는 희망의 이미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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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Hope), 1886년, 142.2 x 111.8 cm, 테이트 브리튼 | 《희망》, 에드워드 번존스, 1896, 보스턴 미술관 |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 이 작품을 보았을 때 희망인지 절망인지 모를 묘한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느낌 때문에 이 작품이 유명해졌겠죠. 한줄만 남은 리라가 내는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가까이 대고 있는 모습, 지구본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목성의 모습을 닮은 구체 위에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모순이 느껴집니다.
이 그림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1959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이 그림을 주체로 나중에 〈부서진 꿈〉(Shattered Dreams)이라 명명된 설교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언급한 목사의 설교를 듣고 감명을 받은 버락 오바마가 자신의 회고록 제목을 《담대한 희망》이라고 지었고, 오른쪽에 있는 그림과 같이 선거 캠페인 포스터에 HOPE(희망)이라고 적었을 정도였습니다. 원래는 HOPE가 이는 PROGRESS(진보)라고 적혀 있었는데 오바마가 직접 HOPE로 바꿔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위키백과가 알려주는 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10대 대표작
아래는 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그림을 위키백과 언어링크수가 높은 순서로 정렬한 10개의 작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홍수 이후》와 《희망》을 제외하면 언어링크수가 5에 미치지 못합니다.

위키백과 정리
아래는 제가 정리하기 전의 틀: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왼쪽 위 두개가 번역된 걸로 나오지만, 사실 제가 미리 캡쳐를 해두지 못해서입니다. 즉, 제가 문서를 정리하기 전에는 한글 위키백과 문서에는 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그림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래는 현재의 상태입니다. 그림도 넣고... 작품 목록도 넣어두었지만, 모든 문서를 다 채워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5 이하인 문서의 경우 그냥 건드리지 않는데, 이 분은 작품이 많지 않아서 모두 정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상징주의를 좋아하는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상징주의 화가들 위주로 정리할 계획입니다.

이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