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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의 지도 제작

하늘이푸른오늘 2008. 5. 13. 15:07
1990년대 최초로 외계 행성(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에서 발견된 행성)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전세계적으로 떠들썩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2월 현재 외계 행성이 271개나 등록되어 있는 지금(참고 : 위키백과), 누가 새로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는 정도는 이제 그다지 뉴스거리도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지구로부터 63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HD 189733b라는 행성에서 메탄이 발견되었으며, 대기 속에 수증기가 포함된 것이 확인되었다고 하여 떠들썩 했었습니다. (인터넷 전남일보 참고)

메탄과 수증기의 존재여부는 생명의 존재 여부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만, 안타깝게도 이 행성의 온도가 평균 900도나 되어 생명이 존재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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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189733b 상상도, 유럽 우주국(ESA) 제공

그런데, 바로 이 행성이, 1년 전 최초로 지도가 제작된 외계 행성이라는 사실(World Science 참조)은, 국내 어떤 미디어에서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네이버로 검색했을 때, 유일하게 단 하나의 글에만 이 사실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 블로그에서는 이번 3월에 발견된 내용은 정리되어 있지 않고요.

아무튼... 아래가 HD 189733b의 지도입니다. 이 지도는 나사(NASA)의 적외선 어레이 카메라인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로 작성한 것입니다. 일반 광학 망원경의 경우 모성이 너무 밝아 행성을 구분하기 힘들지만, 스피처 망원경은 적외선만 측정하기 때문에 모성의 뜨거운 온도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아서 이러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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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에서 색은 온도를 나타냅니다. 흰색이 가장 온도가 높은 곳이고, 파란색이 온도가 낮은 곳입니다. 가장 온도가 높은 곳은 섭씨 930도이고, 그 반대편은 약 섭씨 650도로 온도차이가 많지 않은데, 이는 시속 9,600km에 달하는 - 지구의 제트기류와 비슷한 - 바람이 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이 행성은 달의 공전속도와 자전속도가 일치하여 항시 지구쪽을 향해 있는 것처럼, 항상 동일한 면이 모성(태양)을 향해 있는데,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그 중심점입니다. 특이한 점은, 모성과 직각방향인 곳, 즉 모성과 가장 가까운 곳이 가장 뜨거워야 하겠지만, 약 30도쯤 벗어난 곳이 가장 뜨겁다는 점입니다.

이 온도분포 지도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위에 소개시켜드린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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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63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행성의 지도가 제작되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별(항성)을 아무리 큰 망원경으로 확대한다고 해도, 한개의 점 이상 볼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행성의 지도를 제작했다니...

그런데, 위에 있는 HD 189733b의 지도는 정확한 의미의 지도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 행성은 목성형 행성(표면이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이기 때문에 "땅"이 없으니 지도를 제작할 수 없는 것이죠. 실제 목성의 사진을 보면 목성의 대기가 끊임없이 요동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목성의 대적반(The Red Spot)의 움직임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런데, World Science의 글에 따르면, 2013년 발사될 예정인 James Webb Space Telescope를 이용하면, 지구형 행성(표면이 암석과 물로 이루어진 행성)도 지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중 한가지 방법이 바닷물이 햇빛(별빛이라고 해야하나...)에 반짝이는 정도를 사용하여 지도를 제작하는 것으로, 행성이 회전을 하면, 반짝이는 정도가 변화하거나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통해 바다와 대륙이 차지하는 면적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발티모어(Baltimore)에 소재한 우주 망원경 과학연구소(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의 맥쿨로우(Peter R. McCullough) 박사는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이제까지 발견된 행성중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고 알려진 글리제(Gliese) 581c와 같은 행성의 지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과학이라기보다는 상상에 가까웠던... 그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한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네요... 언젠가는 외계인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겠다... 싶구요.

민, 푸른하늘(via The Map Room)